ㆍ상세내용
이정희 시인의 시는 요즘 서정이 변질되어가는 시대에 서정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일깨워주는 따뜻한 포옹에 다름 아니다. 시인은 서정의 원형을 구현하는 지난한 작업에서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안 된다는 점 또한 잘 인식하고 있다. 그 증거로 "강물에도 속 길이 있음을 보네/이 언덕에서 저 언덕까지/노래 한 소절 부를 만큼의 거리인데/그곳에 닿기까지/수십만 년이 걸렸네"(「나비화석」)에서 보여주는 삶에 대한 명상의 깊이를 시간성으로 치환시키는 능력이든가, "시가 빼곡히 적힌 벚나무 잎/글자가 소금처럼 뿌려져 있다/가만히 보니 그것은/불꽃 같기도, 심장 같기도 하다"(「종이관(棺)에 눕다」)에서의 심화된 성찰이 독자를 예지의 순간에 도달하게 한다.
<아픔을 위로하는 싱싱한 삶의 문장들!
〈문학의전당 시인선〉 206. 대전에서 태어나 2004년 『시와정신』에 「궁남지(宮南池) 지룡(池龍)」 외 4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정희 시인의 첫 시집. 이정희 시인은 “시인은 남을 대신해 울어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