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시간과 단어의 무게를 바꾸는
세심한 관찰과 무심한 표정
이제 시의 다른 감각을 이야기하는
조해주의 두 번째 시집
2019년 시집 『우리 다른 이야기 하자』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조해주의 두 번째 시집 『가벼운 선물』이 민음의 시 301번으로 출간되었다. 조해주는 담백하고도 용기 있게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하는 시를 선보이며 독자와 동료 시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조해주의 시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정물화를 그리는 듯한 시선으로, 불필요한 형용을 과감히 제거하는 수다스럽지 않지만 존재감 있는 문장으로 쌓여 왔다. 첫 시집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하던 시인은 두 번째 시집 『가벼운 선물』에서 이제는 가벼워지자고 제안한다. 그가 물으면 “무거워?”(「잠이 쏟아지면 울기 어렵다 눈이 자꾸 감기기 때문이다」)라는 질문도 가볍게 들린다. 그리고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가벼워서”(「풍선의 무게」)라는 말의 뒷맛은 생각보다 무겁게 남는다. 조해주는 아주 자세히 봐야 알아차릴 수 있는 섬세한 무표정으로 가벼움의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묻는다. 조해주가 우리의 손에 들려 주는 물음표는 중력을 이기는 새로운 시적 감각이다. 시인으로부터 받은 이 선물로, 이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느껴지는, 시의 무게를 바꿔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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