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호랑이, 굶주림, 돌림병은 오랫동안 사람들을 괴롭혀 왔습니다. 어느 날인가 셋이 한자리에 모여 가장 무서운 건 자신이라며 으스댔지요. 누가 제일 무섭냐며 아이들을 사납게 몰아붙이는데, 어디선가 이들을 비웃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로 거대한 맷돌 위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던 탐관오리였지요. 탐관오리는 자신의 탐학과 횡포를 자랑스레 떠벌리는 것도 모자라, 맷돌에 무시무시한 명령을 내립니다. 맷돌은 순식간에 백성들을 빨아들이고, 그 모습에 호랑이, 굶주림, 돌림병은 놀라 달아납니다. 탐관오리는 백성들의 땀과 눈물을 갈아 얻은 진귀한 재물을 손에 넣으며 기뻐하죠. 그런데 그때, 어둠을 가르며 횃불이 날아들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맷돌을 단숨에 쓰러뜨렸던, 악독한 탐관오리마저 벌벌 떨게 만든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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