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눈의 심장을 받았네』를 펴낸 길상호 시인의 첫 산문집. 시인의 시선은 시간이 허물로 남겨놓은 풍경의 그림자들에 자주 걸려 넘어진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소소한 사물들, 풀꽃같이 연약한 생명들, 낡아가는 것들에 오래 머무는 시인의 눈길은 그 마음의 돌부리 같은 순간들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시인은 흘러가는 시간을 포착한 사진을 통해 이제는 추억이 된 사람과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삶의 은밀한 속살을 엿보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진 시인 특유의 서정성 짙은 문장은 사진과 조화를 이루며, 때론 연애편지처럼 수줍게 때론 고백처럼 절실하게 우리 마음을 노크한다. 변하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 마음의 풍경들은 이제 시인을 통과해서 우리에게 건너오고자 한다.
도서정보 상세보기[NAVE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