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모든 삶의 생기와 비참을 덮어버리는 달달한 이미지들의 홍수, 이미지들의 무서운 속도와 연쇄에 의해 무너져 무의미로 믹스되는 모든 가치들, 깨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이 매끄러운 사기질의 매트릭스. 그 표면에 박혀 있는 보이지도 않고 예민한 손가락 끝으로나 겨우 느낄 수 있는 화석화된 삶의 까스락지. 그 까스락지를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보일까? 그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었지만 억압되어 없는 것이 되어버린 우리 삶의 생기와 비참이 전혀 낯선 것이 되어 다가오는 기괴함일 것이다.
<조재도 시인의 열 번째 시집『소금 울음』. 이번 시집에서 그는 ‘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과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겹쳐 놓은 자리에서 이 세계를 지배하는 욕망과 권력의 언어뿐 아니라 무엇보다 그 자신의 언어, 자신에 의해 이미 회복된 언어의 장소를 다시 떠나는 도전을 감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