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이혜미의 시에서 중요한 점은 주제보다 그것을 형상화하는 시적 형식과 기법에 있다. 그의 시적 상상력은 주체의 존재 형식과 사건의 형식을 시간과 공간의 형식 속에 섬세하고도 복잡다기한 기법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상호 교직과 중첩을 통해 화음을 형성해낸다. 이는 단순 ‘교감’을 넘어 ‘소리’의 모티프로 ‘타자와의 결합’에 이르려는 시적 움직임이며, 끊임없이 추구되는 행위로서 미래를 기약하는 이혜미의 시 쓰기에 대한 각오와 결의를 의미한다.
<타자의 세계로 거침없이 발을 들이는 힘
쉽게 지우지도, 쉽게 품을 수도 없는 ‘너’의 흔적
이혜미의 두번째 시집 『뜻밖의 바닐라』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첫 시집(『보라의 바깥』, 창비, 2011) 이후 5년 만이다. 시인은 2006년 19살의 나이로 문단에 나와 올해로 등단 10년째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