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김준현은 검다/희다, 글씨/종이의 대립 쌍으로 비공동체적 '둘'의 세계를 구성한다. 그는 마치 건축가처럼, 바둑 기사처럼, 혹은 인공 기계 장치처럼 미학적(인공적) 자기 세계를 만든다. 최근 이러한 감각을 보여 주는 시인을 본 적이 없다. (……) 김준현의 시는 소위 인간적인 것, 휴머니즘적인 가치와 거리를 두고 있다. 인간적 감정, 인간적 감각, 인간적 시선, 인간의 윤리, 인간의 제도에 대한 긍정적 관심이 희박하다.
<김준현의 시집 『흰 글씨로 쓰는 것』. 인간 너머의 세계에서 인간성을 사유하는 철학적이고 감각적인 시 세계가 돋보인다. 저자는 쓰였지만 보이지 않는 흰 글씨로, 합의되고 분류된 존재에 대해 ‘있지만 정말 있는가’라고 질문하는 시를 써 나간다. 인간성에 가 닿기 위해 인간으로부터 가장 먼 곳의 감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