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소는 음성보다 추상적인 단위로 인식적 실재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앞서 분절성이 언어음의 기본적인 속성임을 이야기하였는데, 결국 분절성이란 추상성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어떤 한국어 화자가 음성 [k]를 언제나 정확하게 동일한 음가로 발음할 수 있을까? 다소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어떤 화자도 언제나 똑같은 음성 [k]를 발음할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어 청자는 이 미묘한 음성적 차이를 무시하고 음소로서의 /k/를 인식하고 화자와 의사소통을 한다. 물리적 실재를 완전하게 반영하지 않는 추상화의 과정은 결국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다.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기호의 중요한 특성 가운데 하나가 바로 추상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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