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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C : 811.7
도서 붉은색 옷을 입고 간다 : 김윤삼 시집
  • ㆍ저자사항 김윤삼 지음
  • ㆍ발행사항 서울: 삶창, 2022
  • ㆍ형태사항 108 p.; 21 cm
  • ㆍ총서사항 삶창시선;; 69
  • ㆍISBN 9788966551552
  • ㆍ주제어/키워드 한국문학 한국시 현대시 시집
  • ㆍ소장기관 연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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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번호 낱권정보 자료실 / 청구기호 / ISBN 자료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상호대차서비스
GD0000017518 [연무]종합자료실
811.7-김732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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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시가 아닌 믿음의 시 노동자의 시 쓰기는 멈추지 않는다. 노동문학의 시대가 지나갔다고 해도 시는 노동자를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지금도 시를 쓴다. 김윤삼 시인의 이번 시집은 그 생생한 예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5년은 자동차 노동자 32년의 세월과 맞먹는 고통이었다”고 적었는데, 아마도 그 고통의 경험이 시를 쓰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시인의 시는 생기가 있고 체온이 있다. 따뜻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생하다는 뜻에서 ‘체온’이다. 그래서 투쟁시인데도 먼저 시인의 체온이 느껴진다. 깃발을 내리지 않아야 저 줄이라도 가능합니다 흔들리는 생명 줄을 보고 자조 섞인 목소리로 푸른 불꽃을 튀기는 용접봉은 붉은 피를 흘리며 녹아듭니다 _「깃발」 부분 폐쇄적인 자아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와 가족이 먼저 등장하는 것은, 시인이 노동을 하면서 타자에게 열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사람’을 외친다. 김윤삼 시인에게 노동해방은 사람의 삶이 존엄해지는 세상인 것 같다. 「지문」에서 “간판 없는 비정규직, 사이렌도 울지 않습니다/ 평소 나라는 말보다 우리라는 말을 즐겨 쓴/ 그의 지문만이 사람이라고 외칩니다”라고 쓸 때나 「거짓말」에서 “술로 세상을 탓하다 떠난 아버지를 감춘 어머니에게/ 밥 잘 먹고 일 잘하고 있다는 말만 합니다”고 할 때도 여지없이 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확실하게 시인이 살아온 여정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시의 화자는 먼저 떠났거나 감옥에 갇힌 동료와 그가 남긴 가족(사람)도 가슴에 품는다. 이런 삶의 태도는 지금 당장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미래를 김윤삼 시인이 품고 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얼어붙은 강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얼음장 아래 함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단지 “아직 때가 아닐 뿐”(「겨울 강」)이라고 말한다. 또 「밭」에서는 “중요한 건 씨를 뿌린 것입니다/ 자라지 않아도/ 싹이 트지 않아도/ 뿌렸으니 언젠가는” 틔운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은 희망인 걸까? 희망은 지친 삶에게 기운을 주기도 하지만, 어떤 허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믿음은 막연하게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면서 동시에 극복하고자 할 때 우리의 내면에 뿌리를 내린다. 현재를 살면서 동시에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미래에서 빛나는 희망이 끌어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현재에서 함께 살고 있는 친구와 가족들 때문에 생긴다. 이게 김윤삼 시인의 작품들에 온기를 준다. 삶의 깊이를 더하는 타자와의 관계 이 점을 가장 명징하게 그러나 서정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시가 「여명」이다. 새벽은 어둠 너머에서 옵니다 새벽은 노동자의 붉은 피에 젖어 해가 뜹니다 불 밝히는 하루는 그렇게 시작합니다 여명의 바다를 보면 압니다 _「여명」 전문 이 작품에서 시인은 “새벽”이 “어둠 너머”에서 온다고 담담하게 말하지만 동시에 “노동자의 붉은 피에 젖어” 온다고 다소 뜨겁게 진술한다. 이 소품이 김윤삼 시인의 이번 시집의 고갱이에 해당된다. 희망이 아니라 믿음이라고 말한 것은, 시의 화자가 ‘지금’ “여명의 바다”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보고 있는 “여명의 바다”는 하나의 상징이다. “여명의 바다”를 보는 경험을 통해 노동자의 새로운 시간에 대한 믿음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바란다’가 아니고 ‘안다’고 한 것도 김윤삼 시인의 믿음이 얼마나 굳건한지 증명해준다. 그런데 여기서, 이 믿음이 과연 노동자 생활과 투쟁 경험으로만 만들어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지금은 장년이 된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가진 기억의 뿌리는 대부분 멀리까지 뻗어 있다. 즉 고향에 대한 기억이 살아 있으며, 부모님 세대의 강함을 잊지 않고 있다. 고향이나 과거의 기억을 낡은 유물로 취급하는 문학적 경향이 대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과거의 기억이 빈약한 이들이 언어의 패권을 쥐고 있어서인지 모른다. 「거짓말」이라는 시에서 “술로 세상을 탓하다 떠난 아버지”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아버지의 모습은 그게 다가 아니다. 「마중물」에서는 “따뜻한 물 열 바가지 부어도/ 나오지 않는 마른 우물은/ 깊은 아버지를 퍼 올린다”로 묘사되고 있는데 아버지가 “마른 우물”을 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우물이 아버지를 퍼 올리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아버지가 행위의 주체라면 통념적인 ‘강인한 아버지 상’이 되지만 1연에서 제시된 아버지의 구체적인 모습을 통해서 “깊은 아버지”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깊이는 개인의 수양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것은 타자와의 관계에서 더해진다. 그 ‘진리’를 우리는 김윤삼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빛나는 인식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매 순간 존재는 시작되고 모든 것이 중심입니다 이제는 오소리가 사라진 길, 내가 걸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_「오솔길」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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