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람이나 소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하고 우울해한다. 이런 감정을 희망의 상실로 여기면 현실은 더 암울하고 암담해진다. 불쑥불쑥 희망의 초록불이 깜박이고 절망으로 바뀌기 전인 노란불로 옮겨간다. 그러나 이제는 희망이 그렇게 쉽게 빨간불로 바뀌지 않는다. 그날 이후로 나는 소망과 희망을 혼동하지 않는다. 소망하는 일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희망이 사라져 절망하지 않는다.
힘들고 지칠 때, 활기를 잃고 힘겹게 걷고 있던 내가 보인다. 그 길이 "희망길"임을 알았을 때 마음에 차올랐던 환희를 떠올린다. 주소가 개정되면서 지금은 그 이름이 사라졌다. 그러나 내가 가는 모든 길이 희망길이라 믿으면 어김없이 잠재된 힘이 발가락 끝에서부터 슬금슬금 올라온다. 그만 툭툭 털고 일어나 앞을 보고 걸어가라고 속삭인다. _본문 중에서
도서정보 상세보기[NAVE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