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이번 소설집을 읽는 내내 인간 존재의 근원적 외로움이 수반하는 고통과 아픔에 신열(身熱)을 앓았다는 것을 고백해야겠다. 주체와 타자를 나누고, 누구의 아픔이 더 아프고 덜 아픈지를 따지는 것처럼 우매한 일은 없을 터. 고통의 위상학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고독과 외로움의 상처를 어떻게 애오라지 잘 아파하느냐, 잘 삭이느냐다. 즉 자신의 삶의 진실로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수용하느냐다.
<『건너편 섬』은 작가 이경자는, 대표작인 『절반의 실패』 이후 25년간 조금씩 빚은 자신의 분신들을 이 공허함 속으로 한 걸음 내딛게 한다. ‘여성-소설가’로서의 삶에 대한 작가의 자전적 문장들은,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슬픔’이라는 정서가 동시에 ‘공감’이라는 행위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