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만들어 낸 도시의 모습을 담다 『빛과 형태』
조재무는 사진 작가로 활동하면서 건축, 인물, 오브제 등 다양한 피사체를 찍는다. 그중 건축물은 다른 피사체와 좀 다르다고 한다. 사람이 만드는 제품 가운데 가장 크기가 크고, 아무리 소리쳐도 작가를 위해 움직이지 않으며, 무엇보다 가장 크고 강력한 빛을 사용한다고 한다. 여기서 빛은 태양을 의미하며, 빛의 양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 『빛과 형태』는 자연 그대로의 빛을 사용해 선명한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 조재무 작가의 사진을 모았다.
그의 시선이 닿은 사진은 빛의 형태를 나타내는 듯하다. 본래 공간의 경계는 사라지고 그림자가 공간의 일부가 된다. 어수선해 보이는 전깃줄은 벽면을 나누는 선이 되고, 빛을 받은 창문에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그 깊이를 알 수 없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의 형태가 작가의 사진을 통해 드러나면서 도시의 생동감이 느껴진다.
사진을 찍는 것은 일종의 번역 행위이며, 사진 작가는 자신이 보는 것을 카메라로 해석한다고 한다. 조재무 작가가 해석하는 도시와 건축에 대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미처 알지 못했던 도시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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