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된 시어는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박목월이 “한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고 노래할 때, 시를 감상하는 이의 머릿속에는 밀밭 길 사이를 휘적휘적 걸어가는 나그네의 굽은 등과 그 앞에 펼쳐진 붉은 노을, 잘 익은 술 냄새가 떠오른다. 언어가 그림이 되는 경지이다. 이 책에는 그러한 경지가 담긴 114수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한국의 시가 58수, 중국의 시가 56수이다.
송재소 교수는 한평생 술과 벗 삼아 살아왔으며, 이 책은 평생의 벗 술에게 바치는 기념물이라고 서문에서 말한다. 송 교수는 소문난 주당이다. 특히 중국술 마니아다. 중국의 술과 차에 대한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십대부터 접한 중국술이 매우 많고, 중국술과 얽힌 에피소드가 많다. 이 책에 그 이야기들을 부록으로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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