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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쓸 수 있는 것을 계속 쓰는 삶을 위해
1. 거리가 필요해서 쓴다
세상은 내게 결코 편지를 쓰지 않았지만
슬픔이 언어가 되면 슬픔은 나를 삼키지 못한다
쓴다는 건 쉬지 않고 경계를 의식하는 일
쓰는 사람을 모멸하긴 어렵다
그건 짜증이 아니라 슬픔이지
2. 고통에 지지 않으려고 쓴다
이상한 성격 놀이
타인의 불행에 민감한 마음
그게 다 네 탓일 만큼 넌 대단하지 않아
에세이가 술주정이 되지 않으려면
미쳐지지 않아서 쓰는 글
3. 나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쓴다
일흔 즈음에 감사하고 싶은 것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가 없는 것처럼
글에게 배신을 당했을 경우
시간과 화해하는 사람
내 속엔 애와 개가 있어서
곱게 취한 어른들의 세상
4. 작게 실패하기 위해 쓴다
글을 썼다기보다 똥을 쌌을 경우
망할 놈의 예술을 한답시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
아침의 개다리춤
비와 발자국
5. 더 이로운 연결을 꿈꾸며 쓴다
지나치게 외롭게 두어서는 안 된다
도시락 20만 개의 여행
행간의 자유
두 사랑
이를테면 책동네 사람들의 풍요란
나도 부캐가 있었으면 좋겠다
6. 고독의 즐거움을 알기 위해 쓴다
2인 가구의 어느 날
프리랜서의 기쁨과 슬픔
얼마나 가져야 외롭지 않을까
코뿔소 모녀
내 뒤에 남겨질 무언가 하나
7. 잊지 않으려고 쓴다
기자가 될 수 없는 사람
기억의 집 (1)
기억의 집 (2)
홍시에 대한 욕망
나 같은 거 갖다주고 다시 물러오고 싶다
씻기고 입혀줄 사람
삶을 넘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