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격차 사회’ 라틴아메리카, 불평등한 현실과 그 극복의 시도
미국에서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피의자가 사망하는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이슈가 심각하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의 문제는 역사적으로 또 구조적으로 심화돼 있다. 특히 라틴아메리카는 정복과 식민, 인종적 위계, 노동력 착취, 토지 문제를 통해 왜곡되어 온 역사적·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원주민을 억압과 착취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사회 변혁의 주체라는 점에 주목할 수 있을까?
이 책 『인종과 불평등』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이 만연한 대륙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사회 변동의 양상을 추적·분석하고, 사회 변혁을 위한 수많은 움직임과 노력 그리고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들을 탐색하는 책이다.
다양한 불평등 상황과 양상은 라틴아메리카 사회를 ‘다중 격차(multi-gap) 사회’라고 명명하도록 만들었다. 왜냐하면 불평등이 다양한 형태로 중첩되어 있으며, 그 작용이 다층위적이고 다면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틴아메리카의 불평등 문제는 쉽게 설명되거나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필자들을 포함한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은 지난 10년간 〈라틴아메리카 사회변동의 매트릭스〉라는 선도연구를 통해 ‘종속의 매트릭스’, ‘라틴아메리카적 세계화’와 ‘라틴아메리카 세계화의 함의와 전망’을 연구하였다. 이를 통해 라틴아메리카 사회 변동을 추동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라틴아메리카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라틴아메리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 예컨대 마약, 치안 불안, 무장 투쟁, 빈곤, 불법 이민과 이주, 정치 혼란, 이념 대립, 신사회운동 등의 배경에도 불평등이 ‘연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불평등은 이 지역 상황과 조건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상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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