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티슴의 역사』 『주권』으로 이어지는
‘저주받은 몫’ 삼부작의 첫 책
유용성에 대비되는 무용함, 생산/축적에 대비되는 소진/소모의
‘저주받은’ 가치를 복권하는 위반의 철학
『저주받은 몫』(1949)은 『에로티슴』(1957)과 더불어 조르주 바타유의 대표 저술이다. 애초에 바타유는 ‘저주받은 몫’ 삼부작을 구상했고, 『저주받은 몫』은 그 1부를 이룬다. 정확한 전체 제목은 ‘저주받은 몫 1: 일반경제 시론-소진/소모’이다. 이어서 2권 『에로티슴의 역사』, 3권 『주권』을 출간하려 했으나 초고만 쓰고 완성하지 못했다. 다만 『에로티슴의 역사』의 주요 내용을 발전시켜 따로 펴낸 책이 바로 『에로티슴』이다.
『저주받은 몫』에서 바타유는 유용성에 대비되는 무용함, 생산/축적에 대비되는 소진/소모의 ‘저주받은’ 가치를 ‘일반경제’의 관점에서 고찰하고 복권한다. 이는 시간 속에서 성행위가-또한 죽음이-지닌 소모와 탕진의 ‘저주받은’ 몫을 탐구한 『에로티슴』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바타유의 글은 난해하고 혼돈스러운 문체로 정평이 나 있지만 『저주받은 몫』은 그중 가장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저작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바타유 사유의 근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본서이기도 하다. 비평가이자 미학자인 최정우가 상세한 역주와 함께 오랜 시간 공들여 번역한 이 판본은 바타유 번역의 새로운 정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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