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년을 총괄하는 거대한 ‘기념비’
장-뤽 고다르의 〈영화의 역사(들)〉은 19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이라는 오랜 작업기간을 거쳐 완성된 기념비적인 영화이다. 이 작품은 매우 독창적이지만 상당히 난해한 작품이기도 하다. 4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 동안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영화적, 예술적, 철학적, 역사적 레퍼런스들에 관객의 눈과 귀 그리고 뇌를 동시에 자극하는 고다르 특유의 몽타주 기법이 더해지면서 관객의 어려움은 한층 더 고조된다. 『영화의 고고학』은 이처럼 기존과는 사뭇 다른 독법讀法을 요구하는 고다르의 영화에 대해, 아주 친절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깊은 함축과, 의외의 유머를 갖춘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고다르가 〈영화의 역사(들)〉이 처음 구상한 것은 1978년 그가 캐나다 몬트리올의 영화 예술 컨서버토리에서 연속 강연을 할 때였다. ‘진정한 영화의 역사 입문Introduction : une v?itable histoire du cin?ma’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 강연은 앙리 랑글루아가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했던 영화사 강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고다르 자신의 영화들과 고전적 작품들을 비교하는 이 작업으로부터 〈영화의 역사(들)〉의 아이디어가 발아했고, 이후 10년이라는 오랜 작업기간을 거쳐 완성되었다.
이 책은 고다르의 작품 〈영화의 역사(들)〉(1988~1998)이 완성된 직후인 1998년 11월 장-뤽 고다르와 유세프 이샤그푸르의 두 사람이 스위스의 롤에 있는 고다르의 집(정확히는 그의 작업실)에서 만나 이틀에 걸쳐 나눈 대담을 기록한 것이다. 〈영화의 역사(들)〉을 완성하고 이 작품의 비평적 의미를 제대로 짚어내고 싶다는 필요성을 느꼈던 고다르가 당시 활동 중인 비평가 중에서 이샤그푸르를 지명함으로써 성사된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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