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떫지만 용서할 수밖에 없는 땡감 같은 것이 우리 일상이라고 정영선은 말한다. 그는 고집스럽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일탈의 몸짓과 돌아와 회귀하고자 하는 욕망의 갈등 속에서 긴장의 시간을 그려낸다. 어딘가로 이어지는 입구를 찾아 헤매고 있는데 덜컥 구멍이 나타나 삶을 삼켜버린다거나, 한번 넘기면 다시는 만나지지 않는 모래의 책 같은 것 속에서 극기의 방식을 모색한다. 시인은 나일지라도 나와는 상관없이 되는 나를 응시하며, 동시에 이기지 못한 마음이 이기지 못한 마음을 안아줄 수밖에 없게 되는 자리, 이 슬픈 지점에 서서 우리가 누구인지를 거듭 묻는다. - 최정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