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어느 기차역, 노숙자는 낡은 시집을 읽으며 기차가 들어오고 나가면 무심코 눈길을 주었다. 나는 염치 불고하고 시집 제목을 훔쳐보았다. 《불가능에게로》 시인의 이름은 너무 희미해서 읽을 수가 없었다. 기차는 철로에 앉은 비둘기들을 몰아내며 들어왔고 비둘기들은 도시의 눅눅한 하늘로 흩어졌으며 나는 기차를 탔다. 차창 너머로 보랏빛 시집 제목이 보였다. 내 목적지인 것 같았다.
<“저 오래된 시간을 무엇이라 부를까”
그 모든 시간의 ‘사이’를 둘러싼 상상력과 질문들
우리말의 유장한 리듬에 대한 탁월한 감각, 시간의 지층을 탐사하는 고고학적 상상력, 물기 어린 마음이 빚은 비옥한 여성성의 언어로 우리 내면 깊숙한 곳의 허기와 슬픔을 노래해온 시인 허수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