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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간, 밖에서 사람 구실은 하고 있는 걸까?”
‘건강에 좋은 낙서’ 최진영 작가의 첫 그림에세이
‘왜 저래? 근데 나도 그래….’ 허구한 날 쌈박질을 하면서도 꼭 붙어다니고, 입으로는 바빠 죽겠다 하면서 노상 누워서 손바닥만 한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등 알다가도 모를 인간종의 행태를 고양이의 시선으로 낱낱이 파헤친다. 머리로는 잘 알고 있지만 도통 몸이 따라주지 않는 인간의 구구절절한 변명을 듣고 있자면 그래도 가재는 게 편이라고, 슬금슬금 인간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일을 시작하려면 한참 동안은 예열이 필요하고, 눕고 싶다는 생각뿐인 머릿속에 공감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지금도 모로 누워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날 보며 우리 집 반려동물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일찍이 한 이름 없는 고양이가 인간들을 찬찬히 지켜보고 이와 같이 일갈한 기록이 있다. 고양이는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좀처럼 차분히 있지를 못하고 맨날 허둥지둥, 우왕좌왕인 데다가 걸핏하면 가진 것에 비해 욕심을 부리다 푹 고꾸라지기 일쑤다. 그래도 어쩐지 미워할 수 없는 잔망스러운 구석이 있다. 그것이 인간, 그래야 인간인 것이다. 『인간들은 맨날』에서는 하루 종일 꼼짝 않고 누워 있을 수 있는 근성, 아무것도 아닌 일에 급발진하는 열정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인간의 자화상을 속속들이 드러낸다. 인간들의 지질함을 내려다보며 쯧쯧 혀를 차는 고양이에 공감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서는 시나브로 이해가 되고 마는 아이러니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몸과 마음의 건강에 좋은 낙서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온 최진영 작가(a.k.a. 낙서가)의 첫 그림에세이이다. 그의 위트와 활력이 넘치는 드로잉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여러 반려동물을 비롯하여 심지어는 사물들이 이곳저곳에서 인간에게 건네오는 말들이 흥미롭게 들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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