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대낮까지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를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스스로 너무 지쳐 버린 느낌이 싫어 찻상을 당기고는 물을 끓였다. 끓는 물은 올라가면서 소리를 내고 비는 내려오면서 소리를 낸다. 두 소리가 방문을 경계로 묘하게 어우러진다. 김장을 담갔다. 자연산 배추는 별로 볼품이 없지만 어디에 내놓더라도 맛과 향은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 배추걷이가 끝난 휑한 빈 산밭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한 해를 마무리한다.
<세상은 평생을 머물러야 하는 거대한 수도원이다!『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는 정확하고 간결한 글 솜씨로 법정 스님을 잇는 문장가라는 평을 듣기도 한 원철스님이 2011년 산사로 돌아간 뒤 처음 펴낸 산문집이다. 이 책은 스님의 일상과 수행, 공부, 여행 단상을 담았다. 누구나의 일상과 다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