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는 가장 위대한 단편 소설 작가이다.” - 레이먼드 카버
단편 소설의 대가 안톤 체호프와 이 시대의 작가 고정순이
그려 낸 우리들의 웃픈 자화상 《관리의 죽음》
“그깟 재채기 하나 때문에 자신을 잃어버린 관리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낄낄 웃다가 섬뜩할 것이다!”
불안이 만들어 낸 병적인 집착에 관하여…
어느 멋진 저녁, 회계원 이반은 오페라 공연을 보면서 행복의 절정을 느끼고 있던 도중 갑자기 재채기를 한다.
“에취!”
그런데 그만, 앞에 앉아 있던 다른 부서의 장관에서 침을 튀기고 만다. 장관이 괜찮다고 하는데도, 이반이 거듭 사과를 하자 장관은 “제발! 공연 좀 봅시다!”라며 짜증을 낸다. 이반은 점점 더 깊은 불안감에 사로잡히며, 장관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빠진다. 공연 쉬는 시간과 장관의 집무실을 찾아가는 등 이반은 장관에게 계속 사과를 하고, 마침내 화가 머리끝까지 난 장관은 발을 구르며 소리친다. “꺼져!!” 극도의 불안감에 빠진 관리 이반은 결국 믿을 수 없는 파국을 맞이하는데….
안톤 체호프의 단편 소설 〈관리의 죽음〉은 사소한 일에 병적으로 집착한 회계원 이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적인 단편 소설의 대가이자 뛰어난 극작가였던 체호프의 〈관리의 죽음〉은 강렬한 캐릭터와 이야기로, 마치 한 편의 연극이 펼쳐지는 듯하다. 고정순 작가는 이러한 점을 예민하게 포착해, 마치 연극의 막이 오르고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보듯 이야기를 구성하고, 끊어질 듯 아슬아슬하고 날카로운 펜 선 그림으로 이미지를 극대화하며 표현해 냈다. 고정순 작가가 만들어 낸 무대 위에서 한껏 과장된 표정을 짓고 몸짓으로 공연하는 주인공 이반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그림책을 보는 동안 작은 소극장 맨 앞자리에 앉아 오감으로 연극을 보는 듯한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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