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성의 세계를 향한 싱싱한 감각들”
풍요한 촉감들을 추체험하며 함께 시야를 넓혀가는 기쁨
『하얗게 말려 쓰는 슬픔』의 시편들은 대부분 경험의 구체성, 그 자장 안에서 멀리 가지 않는다. 경험세계가 몰려드는 순간, 그 생동감을 다치지 않고 살려내려 한다. 가능하면 관념의 굳어진 문지방을 넘지 않으려는 것이다. 구체성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은 주장이 내세워지는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시인의 의지로 읽힌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싱싱한 감각을 순간순간 작동시키며 세계와 만나는, 혹은 만났던 첫 접촉의 지점을 겨냥하기 위하여 고투한다. 때문에 시편들은 세계가 편견에 의해 훼손되기 이전의 싱싱함에 닿아 그 진면목을 탐사하려는 꿋꿋하고 힘찬 의지들로 내내 유지된다. (한영옥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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