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김남극 시인을 만나 겨뤄보고 싶은 것이 두어 가지 있다. 그의 흥정리나 부드레골이어도 좋고 나의 경호강이나 계남리어도 좋다. 누가 더 물고기를 잘 잡나 하는 것이 그 하나고 누가 더 풀을 잘 베나 하는 것이 그 하나다. 웃기지만 그렇다. 누가 더 손마디가 굵나 대보는 것도 괜찮겠다. 그의 첫 시집에서 이미 알았거니와 차마 어쩔 수 없는 마가리 산골내기, 그게 우리의 정체성이다. 참나무를 베고 싶은 그의 목낫과 벌초를 하기 위한 그의 양낫과 닳아 한쪽으로 삐딱해진 그의 숫돌을 내 안 보고도 충분히 짐작한다, 그렇다.
<실천시선 244권. 김남극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은 첫 시집 <하룻밤 돌배나무 아래서 잤다>를 통해 '오지(奧地)의 시학'이라고 명명할 수 있을 만큼 우리가 지나쳐버린, 혹은 잊고 있었던 하나의 세계를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망연히 쓸쓸히 고요히'라는 부제를 붙일 법한 이번 시집에서 김남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