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김광렬의 시들을 에워싸고 있는 환경은 겨울바람이 휘몰아가는 들판이거나 비바람이 거센 모래 마을이거나 사나운 유배지인 북촌(北村)이거나 생살이 찢긴 강정마을이거나 기억이 두려운 4·3항쟁지이거나 쇠창살이 가슴에 박히는 서대문형무소 등이다. 여리고 선한 눈빛을 가진 열다섯 꽃잎이 백혈병으로 떨어진 상가도 있다. 그렇지만 시인은 맞닥뜨린 상황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운명처럼 껴안고 뿌리를 내린다.
<김광렬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모래 마을에서』. 모래에 파묻힌 마을에서도 집요하게 뿌리를 내린 사람들처럼 거칠고 메마른 세계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존재들을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그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누에고치가 집을 짓듯 한 땀씩 그려내었다. 이렇게 태어난 시 작품들의 한 행...